(블룸버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한 세대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캠페인을 펼치는 가운데 실리콘 밸리 뱅크(SVB) 그룹의 혼란이 다음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전 세계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다.
구조적 금융위기 가능성이 작다는 전문가의 발언도 투자자들을 달래지는 못했다. 이날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S&P 500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거의 소진했다. 비농업고용자 수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미한 희망의 빛을 제공했음에도 투자자들은 채권으로 몰렸고, 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위험 자산이 폭락하면서 S&P 500 지수는 9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겪었다. 소위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CBOE변동성 지수(VIX)는 장 중 한때 29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2만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채 2년물 금리는 29bp 내린 4.58%를 기록했다.
SVB가 기술 스타트업의 오랜 고객층이 우려를 키우고 예금을 줄이면서 10여 년 만에 미국 최대의 금융 실패자가 됐다는 공식 뉴스가 주가 추가 하락의 계기가 됐다. 실버게이트 캐피털사가 은행을 자발적으로 청산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번 주에 두 번째로 문을 닫은 지역 은행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더 빠른 긴축은 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한 후 다음 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앞두고 불안이 고조된 것도 한몫했다.
맨 솔루션의 피터 반 두이위어트는 “양적 긴축이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제 막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다음 주 높은 CPI가 금융 안정성 문제에도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를 인상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왑 시장에서는 이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상보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최고치에 대한 ‘베팅’도 낮아졌다.
마이클 하트넷이 이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들은 지난해 금리 인상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꾸준한 ‘골디락스 경제의 서막’이 아니라 ‘경기 경착륙과 신용 이벤트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BofA가 EPFR 글로벌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3월 8일까지 일주일 동안 주식형 펀드에서는 5억 달러가 유출됐고, 채권엔 82억 달러가 유입됐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은행 시스템이 탄력적이며 규제 당국이 SVB 관련 사안을 처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SVB의 붕괴가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머시 펀드 회장이자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금요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염 위험과 시스템적 위협은 신중한 대차대조표 관리와 더 많은 정책 실수를 피함으로써 쉽게 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의 주요 움직임
◇주식
- S&P 500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현재 1.4% 하락
- 나스닥 100은 1.4% 하락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 하락
- MSCI 세계 지수는 1.4% 하락
◇통화
-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4% 하락
- 유로는 0.5% 상승한 $1.0639를 기록
- 영국 파운드는 0.8% 상승한 $1.2026를 기록
- 엔화는 1% 상승한 달러당 134.83엔
◇암호화폐
- 비트코인은 1.2% 하락한 $19,974.68
- 이더는 1% 하락한 $1,418.3
◇채권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bp 하락한 3.68%를 기록
- 독일의 10년물 수익률은 13bp 하락한 2.51%를 기록
- 영국의 10년물 수익률은 16bp 하락한 3.64%를 기록
◇상품
-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 오른 76.56달러를 기록
- 금 선물은 2.1% 상승한 온스당 $1,873.60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