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최근 은행발(發) 혼란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속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에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S&P 500지수의 주요 11개 섹터 모두가 상승했다. 지난주 15% 급락한 후 은행 지수도 상승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뉴욕 커뮤니티 방코프 등의 반등에 동참하지 못하고 신용 강등으로 또다시 주가가 폭락했다.

나스닥 100지수는 11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치 급등에 이어 국채가 하락함에 따라 다소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달러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달러 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최근의 은행 혼란이 금융 시스템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링겐은 “월요일 장은 당초 변동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미국 금리가 폭풍 전의 평온한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런 변동성이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연준이 6% 가까이, 유럽중앙은행(ECB)은 4%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긴축 주기가 거의 끝났다고 보면서 연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4번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버나잇 인덱스 스왑 지수는 이번 주 연준이 금리를 0.25% 인상할 확률을 75%로 반영하고 있다.

스왑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기준 금리가 지난해 12월 연준의 점도표 상 금리 추정치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4%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다는 주제에 따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안 링겐은 분석했다.

FHN 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번 달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만약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들이 그 선택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는 단어들이 전체 수익률 곡선을 형성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씬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에 들어간 연준 위원들이 연설하는 데 제약을 받았기 때문에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표현됐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혼란이 금리 인상 논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연준 위원들은 지난주 물가와 금융 안정 사이에 흥정이 없다고 강조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말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윈 씬은 “ECB의 성명은 어떤 은행 부문의 문제도 긴축 정책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매우 강력한 성명이었다”면서 “우리는 연준을 포함한 거의 모든 중앙은행이 이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은행 시스템의 스트레스가 미국 주식 약세장에 ‘고통스럽고 악랄한’ 종말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미국 은행 부문의 혼란은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낮추고, ‘민스키 모멘트’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민스키 모멘트란 과도한 부채로 인한 호황이 끝난 뒤, 채무자가 빚을 갚을 능력이 악화하면서 건전한 자산까지 팔면서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콜라노비치는 “중앙은행들이 ‘전염병’을 성공적으로 억제하더라도, 시장과 규제 기관의 압력으로 인해 대출 조건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연방 주택 대출 은행 시스템은 지난주 3040억 달러의 부채를 발행했다. 이는 유동성에 굶주린 대출 기관이 연준에서 받은 165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며칠 만에 은행 위기가 발생하면서 연준이 피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졌다. 파월과 그의 동료가 이틀간의 정책 회의를 위해 화요일에 모였을 때, 문제는 ‘브레이크를 갑자기 너무 세게 밟았는가’ 하는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인 경기 침체를 원했지만, 경제를 깊은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위기는 원하지 않았다.

프린시펄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는 “0.25%포인트 인상이 가장 유력한 결과”라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시장 혼란이 심화하면 일시 중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긴축이나 현재 은행 위기의 악화를 통해 금융 여건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변동성이 더욱 높아질 것인데, 방어 자산을 찾아 다각화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루이스트 웰스의 키스 러너는 “연준의 금리 인상 일시 중지 또는 금리 인하가 단기 ‘랠리’를 촉발할 수 있지만, 올해 후반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엔 이것이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수수께끼를 감안할 때 과거보다 연준의 구제책은 덜 공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부문의 혼란과 자금 조달 압력의 증가로 인해 금융 시장은 연준이 8조600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에 대해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까지만 해도 연준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왔다. 그러나 이제 연준이 일련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행동함에 따라 대차대조표는 다시 확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의 조치는 일요일에 다른 중앙은행과 함께 미국 달러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미국 대출기관 3곳의 부실과 유럽의 은행 위기가 뉴욕증시를 뒤흔들었지만, 아직 주식 시장을 붕괴에 이르게까지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견실한 기업들과 비교해 재무상태가 가장 취약한 기업들의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가총액 대비 부채 부담 수준에 따라 러셀 1000지수를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눠보면, 그 격차가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다. 신용 부담이 가장 높은 그룹은 지난주 3% 하락하여 재무 상태가 가장 양호한 기업 그룹에 4.8% 포인트 뒤처졌다. 2008년 이후 이 격차가 더 컸던 경우는 2020년 3월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을 때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주, 단 두 번뿐이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

  • 미국 기존 주택 판매, 화요일
  •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 출석, 수요일
  • FOMC 금리 결정, 제롬 파월 의장 기자 회견, 수요일
  • EIA 원유 재고 보고서, 수요일
  • 유로존 소비자 신뢰, 목요일
  • BOE 금리 결정, 목요일
  • 스위스 국립 은행 금리 결정 및 기자 회견, 목요일
  • 미국 신규 주택 판매, 초기 실업 수당 청구, 목요일
  •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하원 세출 소위원회 증언, 목요일
  • S&P 글로벌 유로존 제조업 PMI, S&P 글로벌 유로존 서비스업 PMI, 금요일
  • 미국 내구재, 금요일

시장의 주요 움직임

◇주식

  • S&P 500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기준 0.9% 상승
  • 나스닥 100은 0.3% 상승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 상승
  • MSCI 세계 지수는 0.7% 상승

◇통화

  •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4% 하락
  • 유로는 0.5% 상승한 $1.0723를 기록
  • 영국 파운드는 0.9% 상승한 $1.2279를 기록
  • 엔화는 0.3% 상승한 달러당 131.43엔

◇암호화폐

  • 비트코인은 0.3% 하락한 $27,890.29
  • 이더는 2.3% 하락한 $1,758.27

◇채권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상승한 3.48%를 기록
  • 독일의 10년물 수익률은 2bp 상승한 2.13%를 기록
  • 영국의 10년물 수익률은 3bp 상승한 3.31%를 기록

◇상품

  •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배럴당 1.2% 상승한 $67.57를 기록
  • 금 선물은 0.5% 상승한 온스당 $2,000.60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