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뉴욕 맨해튼을 끼고 흘러가는 허드슨강변 서쪽 끝에 있는 ‘15허드슨야드'(15 Hudson Yards) 내 콘도를 2019년 10월 매수했다. 정 회장은 497만4190달러(당시 환율 약 60억원)에 이 건물의 2 베드룸 콘도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88층 높이의 이 건물은 2014년 12월 착공해 2019년 3월 완공된 맨해튼 최고급 주거용 건물로, 콘도(아파트) 285채와 기타 상업시설로 구성돼있다.
정 회장이 이 아파트를 구매한 배경은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건설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뉴욕의 허드슨 야드 개발 사업을 벤치마킹해 건설하겠다고 밝혀왔다. 업계 관계자는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산 것은 투자 목적이라기보다 이 주변을 체험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며 “구매 시점이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으로 미국 출장이 잦았던 점도 구매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서울과 뉴욕의 로펌들에 자문해 개인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2019년 완공된 ’15 허드슨야드'를 구매할 당시만 해도 뉴욕 부동산 경기는 호황이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부동산 가치가 10~20%씩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드슨야드 개발사업’은 뉴욕 맨해튼의 서쪽 허드슨강 유역 철도기지 11만3300㎡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4년까지 250억달러가 투입돼 연면적 167만2200㎡ 규모의 초고층 건물 수십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릴레이티드는 물론 캐나다 온타리오시 공무원 퇴직연금 계열 부동산 투자사 옥스퍼드프로퍼티스, 중국공상은행, 도이체방크, 쿠웨이트투자청, 미쓰이부동산 등 글로벌 부동산 전문 투자사와 금융사들이 대거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GBC를 105층 1개동으로 하려다가 이보다 낮은 층수로 복수의 건물을 짓는 방안으로 설계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건물 배치가 허드슨야드와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