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하자마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들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왔다. 이 부회장은 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저에 대한 걱정, 비난, 큰 기대를 모두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회사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11시쯤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 등 공식 회의는 주재하지 않고, 집무실에서 주요 업무 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가석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감안해 이 부회장이 한남동 자택으로 향하거나 고(故) 이건희 회장이 안장된 경기도 수원 선영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이 부회장은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가석방 취지에 따라 곧바로 업무를 챙긴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부문 등 주요 경영진을 만나 긴급한 현안을 묻고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조만간 실무 경영진을 격려하는 회동도 따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16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동안엔 당분간 자택에 머무르며 건강을 추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평택에 조성 중인 반도체 사업장이나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현장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