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이 28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곳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영업이익률을 조사한 결과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지난해 2분기 18곳에서 올해 2분기 28곳으로 늘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이 18곳이었는데 올 2분기에는 9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급감했던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올 2분기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고, 평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1%에서 8.6%로 올랐다.
◇해운·화학·철강, 코로나 新수혜 업종
영업이익률은 조선업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업종에서 개선됐다. 우선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1위를 기록한 기업은 코로나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SD바이오센서로 영업이익률은 무려 52.1%에 달한다.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SD바이오센서가 유일하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영업이익은 401% 증가했다. SD바이오센서가 외부에 공개한 분기별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부터 매출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위는 HMM이었다. 지난해 2분기 9.8%였던 HMM의 영업이익률은 해운 운임 폭등과 컨테이너선 품귀 현상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올 2분기 47.9%로 급등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초기였던 지난해 상반기 급감했던 물동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쏟아지면서 해운업은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HMM은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화학업종의 영업이익률 상승도 눈에 띈다. 자동차·가전부터 생활필수품까지 모든 공산품에 적용되는 화학제품은 대표적인 경기민감 품목이다. 올 들어 미국·영국·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 상승과 함께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국내 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률도 크게 올랐다. 100대 기업에 포함된 화학업체 12곳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7.5%포인트 올랐다.
포스코·현대제철과 같은 철강업체의 영업이익률도 개선됐다.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8%에서 17.3%로, 현대제철은 0.2%에서 9.9%로 상승했다. 세계 각국이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국제 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자, 철강업체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포털·반도체처럼 비대면 업종이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꼽혔는데,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하면서 해운·화학·철강이 코로나 신(新)수혜 업종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항공도 선방, 조선만 부진
코로나로 국제선 운항이 마비되면서 최악의 상황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던 항공업은 예상과 달리 선방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은 8.8%에서 10.1%로 올랐고, 아시아나항공은 14.1%에서 10.2%로 감소했지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지켰다. 두 항공사는 화물 전용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물동량이 폭증해 화물 사업에서 큰 이익을 남기고 있다. 다만 화물 사업을 하지 않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반면 조선업종은 영업이익률이 크게 나빠졌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 하위 5개 업체는 모두 조선업체였다. 현대중공업(-21.7%), 현대삼호중공업(-24.8%), 삼성중공업(-25%), 현대미포조선(-27.8%), 대우조선해양(-94%)으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 기록한 것도 이 5개 업체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수주 부진 당시 실적이 올해 반영되는 데다 철광석값 상승에 따른 하반기 후판가 인상분을 2분기에 적자로 미리 계산했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조선업체 중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이 나쁜 것은 조선용 철판인 후판 가격인상에 따른 손실충당금 6500억원, 선주들과의 분쟁에 대비한 충당금 3000억원이 반영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