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은 오후 3시까지 매대가 텅 비어 있었다.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운송 거부 파업이 이날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남양주 물류센터로부터 배송받아야 하는 빵 재료와 완성 빵을 하나도 받지 못한 탓이다. 이곳 점주는 “노조 싸움에 죄 없는 가맹점만 하루 장사를 완전히 망치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는 이날 0시부터 남양주·성남·원주·대구 등 전국 10개 파리바게뜨 물류센터에서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의 배경엔 한국노총 소속 배송 기사와 민주노총 소속 기사들의 다툼이 있다. 업무 시간 단축을 위해 광주 지역 민주노총 배송 기사들이 화물차를 늘려달라고 했고, SPC 그룹은 지난달 화물차 2대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 소속 배송 기사들과 민주노총 소송 기사들이 서로 유리한 노선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파업에 들어갔다. 15일엔 파업과 관계 없던 다른 지역까지 연대 파업에 나서면서 배송 거부에 동참한 차량이 200여 대로 늘었다. 전체 배송 차량의 30% 수준이다.

전국 3400여 개 파리바게뜨 가맹점 점주들은 이날 애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날 오전 6시까지 받아야 할 완성 빵과 빵 재료를 제때 받은 곳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대다수가 낮 12시까지 빵을 받지 못해 발을 굴렀고, 일부 지역은 오후 7시에야 빵을 배송받았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대구 쪽이었다. 물류센터 앞에 민주노총 노조원 50여 명이 연좌 농성을 하면서 차량 출입을 아예 막는 바람에 이날 오후 4시가 되도록 배송 차량들은 출발조차 하지 못했다. 일부 점주들은 배송을 기다리다 못해 직접 본인 차량을 끌고 물류센터로 향하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 지역의 한 점주는 “직접 차를 몰고 가서 낮 12시쯤 겨우 빵을 받아왔다”며 “장사도 못 하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남 광주의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전국 가맹점주들을 대표해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썼다.

SPC그룹 측은 황급히 대체 차량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김동억 파리바게트 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은 “일부 파업 차량이 복귀하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장담하긴 어렵다”며 “정부가 불법 파업을 막아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