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서울 시내 한 5성급 호텔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이후 결혼식 예약이 밀려들자, 정규직과 임시직을 포함한 인력 50여 명을 고용하고자 인력 관리 전문 업체를 수소문했지만 고용하려던 인력의 절반도 구하지 못했다. 기존에 호텔 예식이나 연회에 투입됐던 인력의 상당수가 코로나 확산 이후 일이 끊기면서 배달업 등으로 직종을 아예 옮겨버렸기 때문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특급 호텔 중에서도 파견 인력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못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어려웠다”면서 “그 당시 떠난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아 결혼식이나 연회 진행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최대 피해 업종으로 꼽히는 호텔업계가 위드 코로나 이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숙박은 물론이고 각종 예식·연회 예약이 밀려들고 있지만 대응할 인력이 모자라 발을 구르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의 한 3성급 호텔은 코로나로 영업 타격을 받고 지난 4월까지 전체 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정상 영업을 시작했지만 당시 휴직했던 직원 중 절반가량은 퇴사한 상태다. 이 호텔 관계자는 “사람을 다시 뽑으려고 퇴사한 직원들에게 연락을 돌려봤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창업했거나 전업한 상태였다”고 했다.
호텔 상당수가 코로나 이후 구인난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자 호텔업계 일부에선 무인화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코로나 기간엔 인력·고정비 감축을 위해 모바일 체크인·비대면 서비스 등을 도입했던 호텔들이 지금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려고 무인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보텔 앰베서더 동대문은 객실 어메니티를 자판기에서 직접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초 도입했고, L7 호텔은 셀프 체크인·아웃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