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10년대 중반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시장 규모가 7조원까지 늘다가 코로나 탓에 2020년 2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아웃도어 시장은 올해 6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거리 두기 해제로 야외 활동이 늘면서 아웃도어 의류 수요가 커지는 데다 20~30대에서 불었던 골프 열풍이 경기 침체와 고물가 탓에 한풀 꺾이면서 젊은 층이 등산과 캠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 6조원으로 커져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 5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급증해 이미 작년 한 해 매출(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연말엔 매출 8000억원을 바라볼 수 있다”며 “1997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전년보다 130% 늘어난 수치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코오롱스포츠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아웃도어 시장 선두를 달렸으나 2011년부터 실적 하락으로 고전해왔다. 작년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더니 올해 상반기엔 매출이 150%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외투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겨울철 매출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도 올해 5000억원 넘는 매출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전년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네파·블랙야크·K2도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보다 19~26% 증가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7조원까지 커졌으나 2020년엔 2조388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 야외 활동에 대한 갈증이 폭발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등산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아웃도어 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올해 9월까지 5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올해 말엔 6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테니스 의류는 대개 아웃도어 의류로 구분되기보다는 캐주얼이나 정통 스포츠 의류로 분류된다.
◇낚시·캠핑족 겨냥한 확대형 아웃도어도 ‘활황’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저변이 낚시·캠핑 같은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것도 아웃도어 업체들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양한 스포츠·레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폭발, 유튜브와 미디어 채널이 크게 늘었고 관련 시장도 덩달아 성장한 덕분이다.
코오롱 FnC는 최근 프리미엄 낚시 브랜드 ‘웨더몬스터’를 출시했다. 현재 973만명인 국내 낚시 인구를 겨냥한 낚시 전문 의류 브랜드를 출시한 것이다. 코오롱 FnC 관계자는 “2024년엔 낚시 인구가 1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전문 액세서리부터 전용 신발까지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2와 밀레도 낚시 인구를 겨냥한 피싱웨어 라인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캠핑 인구를 겨냥한 전문 의류 브랜드와 캠핑 용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적인 제품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케이투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캠핑 전문 의류인 ‘노르디스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캠핑 의자로 유명한 헬리녹스는 지난 2019년 163억원에서 2021년 539억원 규모로 2년 만에 매출이 3배가량 늘어났다. 한국레저협회에 따르면 캠핑을 즐기는 인구는 700만명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