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삼성본관18층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부.

삼성물산이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이사한다.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그룹 상징인 태평로 본관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1일 이같은 사실을 내부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이 상일동, 상사 부문이 잠실, 패션 부문은 도곡동, 리조트 부문은 용인시에 흩어져 있는데, 이 중 상사 부문이 삼성 본관에 입주한다. 지난 6년간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전세살이’를 했던 한국은행은 오는 4월부터 한 달에 걸쳐 신축 본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있는 잠실 사옥을 떠나 서울 중구 삼성본관빌딩으로 이전한다”며 “임직원들의 생활상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현 사옥의 전대차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해왔으나 전대사측의 요청에 따라 이전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시기는 11월쯤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좀 더 정확한 시기는 다시 공지하겠다”고 했다.

삼성 본관은 1976년에 준공된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 4층, 지상 26층 건물이다. 당초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입주해 22년간 사용하다 1999년 삼성전자 본사로 바뀌었다. 2009년 삼성전자가 서초동 사옥으로 옮겨가면서 삼성생명이 이 건물을 매입했다. 한때 삼성증권이 입주했다가 서초동 사옥으로 옮겨갔다.

삼성물산은 이날 사내 공지에서 “우리 회사는 1976년 삼성본관빌딩에 신규입주한 이후 70, 80년대 수출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수출을 견인하며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삼성본관은 우리 회사 및 임직원 모두에게 뜻깊은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본관은 우리나라 대표적 중심업무지구 중 하나인 시청 광화문 도심권에 위치해 있으며 도보 1~2분내 지하철 시청역 1·2호선을 비롯해 4호선, 5호선, 공항철도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도 부각했다.

태평로 삼성 본관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특히 아낀 건물로 풍수상 길지로 알려져 있다. 인왕산과 남산 기운이 합쳐져 재운(財運)이 모이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우량하게 만든다는 기조하에 삼성 본관 옆 삼성생명의 태평로 빌딩을 포함한 여러 건물을 팔았지만 삼성 본관 건물만큼은 계속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