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각) 'MWC 2023' SK텔레콤 전시 부스를 찾은 최태원(가운데) 회장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바르셀로나=조재희 기자

세계 3대 ICT박람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처음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반도체 불황과 관련해 “곧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023′을 찾아 SK텔레콤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특히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전망과 해결책을 말해달라”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사이클이 짧아졌으니까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챗GPT를 비롯한 AI(인공지능) 서비스의 확대로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최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최 회장은 “올해 안에 좋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고맙습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예정보다 20분가량 늦게 SK텔레콤 전시 부스에 도착한 최 회장은 AI와 메타버스, UAM(도심항공교통) 등을 주제로 마련된 각종 전시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특히 SK텔레콤과 함께 ‘K-AI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팬텀AI, 몰로코, 사피온 등 벤처기업 코너 앞에 상당 시간 머물며 설명을 경청했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 개발을 협력 중인 사피온 관계자가 “사피온 제품 성능이 엔비디아보다 낫다”고 하자 “엔비디아 사람들이 와서 들어도 인정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범용 칩(엔비디아)과 특수용 칩(사피온)이니까 범용 칩이 이길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최 회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기술 그 자체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인클루시브니스(포용성)를 강조하는 따뜻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각 나라에서 우리나라와 어떤 협력을 하면 좋을지 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 부분이 (유치 활동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텔레콤이 통신회사에서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키워온 기술들을 다른 영역과 융합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부스 전시장 참관은 최소화한 채 글로벌 기업 CEO들과 잇달아 만나 AI 협력에 논의한 뒤 오후 들어 MWC 현장을 떠났다. SK 관계자는 “MWC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28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 포르투갈 리스본, 덴마크 코펜하겐을 차례로 방문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각국 총리 등 정부 관계자와 회동하며, 부산EXPO 유치 지원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