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에 나섰던 우리 기업들은 비록 실패로 마무리됐지만 18개월간 이어진 홍보전은 신시장 개척의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우리 기업들은 엑스포 유치 홍보전을 통해 얻은 경험을 지역 맞춤형 사업 기회로 연결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이 주최한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초청 리셉션(환영 행사) 모습. 이날 한국을 대표하는 70여명의 기업인들이 출동해 힘을 보탰고, 179국 회원국에서 290여명이 참석했다.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참석한 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인 최태원(오른쪽) SK 회장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SK그룹에선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는 부수 효과가 상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SK는 14년 만에 ‘CEO 세미나’를 프랑스 파리에서 가졌는데 상대국과 합의한 ‘윈-윈 협력모델’ 등 엑스포 유치 활동 중 창출한 뜻밖의 사업 기회 사례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부 국가들이 전통·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 역량과 기술을 가진 SK와 협력을 희망해 관련 공동개발협약(JDA)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은 “유치전 과정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 코로나 기간 중 못했던 신(新)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등 부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도 얻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진정성 있는 네트워킹 형성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엑스포 홍보에 나선 이차전지 기업들은 아프리카 국가와 니켈 등 핵심 광물 관련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 효과도 상당했다는 평도 이어졌다. 삼성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은 특히 그동안 사업 규모가 작았던 지역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 브랜드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며 “이번에 구축된 ‘신뢰 자본’이 앞으로 현지 사업 확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LG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과정에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새롭게 진출해 LG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일부 국가와는 현지 IT 인재 육성과 관련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공식 논평을 내고 “준비 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경제계, 모든 국민이 원 팀이 되어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유치 활동은 경제·문화적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많은 정상과 만남을 통해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큰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