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실적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올해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들의 연봉을 삭감하는 긴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이사들의 보수 총액을 줄이는 안을 이달 주총 안건으로 올리고, 국내 대표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사 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이사진 연봉 총액을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내·사외 이사 11명에게 지급하는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480억원에서 43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20일 주총에 상정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사들의 보수 총액 한도를 늘리면 실지급액도 늘리고, 한도를 줄이면 실지급액도 줄여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이 극심한 부진으로 적자를 내며 위기감이 커졌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지주사 ㈜LG를 비롯해 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들이 이사 보수 한도를 작년 대비 줄이기로 했다. ㈜LG는 18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27일 주총에 올리면서 “전년 대비 연결 손익 감소, 국내외 경기 회복 둔화 등 경영 환경과 주주 의견을 종합 고려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90억원에서 80억원, LG화학은 80억원에서 70억원, LG생활건강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각각 한도를 줄인다.
SK텔레콤은 이사 수를 9명으로 작년보다 1명 늘리면서도 보수 총한도는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SK스퀘어는 이사 수를 7명에서 5명으로, 한도도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인다.
김택진 대표를 포함해 이사 7명이 활동하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실적 악화 때문에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5% 줄인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회사의 변화와 경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HD현대는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5명을 유지하면서 보수 총한도는 34억원에서 27억원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