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제품을 상용화한다. 영국 셸, 미국 엑손모빌 등이 액침냉각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SK도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액침냉각 제품은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절연 특수용액을 말한다.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낮추는 공랭식에 비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열을 식힐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엔무브는 현재 진행 중인 액침냉각 제품 실증을 조만간 마치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국내·외 업체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날 “SK엔무브와 함께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해온 미국 현지 스타트업 GRC를 통해 해외 업체들에 납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SK엔무브는 2022년 3월 미국 스타트업인 GRC에 2500만달러(334억원)를 지분투자하고, 공동으로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수많은 서버가 열을 내뿜는 데이터센터는 냉각이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에서 쓰는 전기의 약 40%가 냉각을 위해 사용된다. 서버를 액체에 담가놓는 액침냉각 기술을 쓰면 송풍기나 에어컨을 이용하는 기존 공랭식과 비교해 전력 사용량을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SK엔무브의 절연 용액과 GRC의 설비로 실증을 진행한 결과, 기존보다 냉방전력은 93%, 서버 전력은 10% 이상 줄여 총 전기 소비를 37% 아꼈다고 밝혔다.

액침냉각 제품은 데이터센터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면서2040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4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