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단일 기업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전기차·배터리 수요 둔화로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향후 세계 시장 중 가장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현지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퀸 크릭에서 설명회를 열고 신규 원통형 배터리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LFP 배터리 생산 공장 착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LG엔솔의 북미 두 번째 단독 공장이자, 원통형, ESS ‘첫 전용 생산 공장’이다.
애리조나 공장은 원통형 배터리 36GWh(기가와트시), ESS LFP 배터리 17GWh 규모로 각각 건설될 예정이며 총 생산 능력은 53GWh에 달한다. 2026년 가동 예정이다. 애초 애리조나주 공장은 2022년 약 1조7000억원 투자 규모로 가닥이 잡혔다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훨씬 더 큰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잠정 보류되기도 했다. 이후 작년 3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재개하고 투자금액과 생산규모를 확대하며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원통형 배터리는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원통으로 포장하는 방식의 배터리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테슬라 등에서 전기차 신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전기차용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ESS는 에너지가 남아돌 때 저장한 뒤 부족할 때 쓸 수 있도록 한 저장장치로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다. ESS 전용 배터리 공장에서는 LG엔솔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오유성 LG엔솔 소형전지사업부장은 “애리조나 공장은 미국 내 두 번째 단독 생산공장이자, 첫 원통형 전용 공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 공장을 통해 차별적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수천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LG엔솔은 미국 미시간주 20GWh 규모 단독 공장 등 북미 시장에서 합작법인 포함 8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 건설 중이다. LG엔솔 CEO 김동명 사장은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술리더십 기반의 압도적 제품 경쟁력으로 고객경험을 극대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