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 회장이 자이스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자이스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관련 특허만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기업이다. 반도체 사업의 전열을 정비하고, 미래 로드맵 구상에서 필수적인 반도체 초격차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 경영 행보로 풀이됐다. 이 자리에는 지난 25일 취임한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도 함께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앞줄 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자이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자이스는 세계 1위 최첨단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만 3만개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양사의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자이스는 아시아에는 처음으로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한다.

이 회장의 이번 자이스 본사 방문에는 송재혁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남석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이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