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펀드 MBK와 영풍 연합에 맞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7일 계열사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 매수 가격을 올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재계와 IB(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씨 일가가 출자해 만든 특수 목적 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7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영풍정밀 공개 매수 가격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갖고 있어 이번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최씨 일가는 영풍정밀 지분 약 35%를 보유하며 현재 경영권을 갖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MBK·영풍 측은 약 21%다.

MBK의 경우 지난달 13일 1주당 2만원으로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를 시작,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가격을 한 번 올렸다. 지난 2일 최씨 일가 측이 주당 3만원으로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서자 MBK는 이틀 뒤 같은 가격으로 매입가를 또 올렸다. 여기에 7일 최씨 일가가 또 ‘맞불’을 놓을 기세다.

약 4주 새 공개 매수 가격이 50% 치솟으면서 같은 기간 영풍정밀 주가는 9370원(지난달 12일)에서 3만1850원(지난 4일)으로 240% 올랐다. 공개 매수 이후에는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어, 뒤늦게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피해를 볼 우려도 있다. 영풍정밀은 지난 6월 말 기준 소액 주주 8208명이 전체 지분의 약 36%(약 574만주)를 들고 있다.

한편 영풍정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영풍 측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등이 MBK와 연합해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MBK에만 유리하고 영풍 법인에는 손해를 끼치는 결정”이라며 이들이 맺은 계약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영풍 지분도 4.39% 가진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