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주주 반발과 금감원의 압박으로 중단했던 지배구조 개편을 수정안을 마련해 재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밥캣을 떼어내 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안을 의결했다. 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발 등을 감안해, 합병 비율을 재산정했다. 또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이 컸던 ‘로보틱스의 밥캣 흡수합병’안은 “향후 1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정안의 핵심은 에너빌리티의 인적 분할로 신설된 법인(밥캣을 자회사로 소유)과 로보틱스와의 합병 비율이다. 기존 안은 에너빌리티 주식을 100주 갖고 있으면, 에너빌리티 75.3주, 로보틱스 3.15주를 받을 수 있었다. 수정안에 따르면,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 로보틱스 4.33주를 받게 된다. 에너빌리티 주주들이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게 합병 비율을 재산정한 것이다. 두산 측은 “신설 법인 가치를 산정할 때 밥캣의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얹었다”며 “100주의 가치가 지난 7월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12월 12일에 3사 주총을 열고 개편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날 두산그룹 3사 대표들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응답을 가졌다. 지난 7월, 첫 개편안을 공시로만 밝혔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주주와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이다. 이날 두산그룹이 수정안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로보틱스 주가는 9.8% 올랐다. 로보틱스가 밥캣을 자회사로 가져가면, 밥캣의 북미 판매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에너빌리티 주가는 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