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1일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15개 계열사의 2025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4년 만에 LG유플러스 CEO를 교체했지만 그 외 모든 CEO를 유임시키며 파격적인 변화보다 안정감을 높여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승진한 임원 121명 가운데 23%(28명)가 이 분야에서 나왔다.

LG그룹은 이날 “예년보다 승진 규모를 줄여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여 대외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기로 했다”면서 “또한 ABC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LG유플러스 신임 CEO에는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56) 사장이 임명됐다. 그는 SK텔레콤 신규사업개발그룹장,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 한국법인 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19년 LG에 합류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영입한 외부 인사 중 하나로, 최근까지 그룹의 인수합병(M&A)과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주도했다. 이어 이번에 계열사 CEO가 되면서 구광모 체제가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는 2명이었다. LG CNS에서 현신균(59) 대표이사가, LG전자에서 김영락(58) 한국영업본부장이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 대표이사는 2022년 말 대표이사에 오른 후 LG CNS의 DX(디지털 전환) 기술 역량을 높였고 작년과 올해 1~3분기 잇따라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실적을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김 신임 사장은 가전 구독 모델을 발굴하고 공식 온라인몰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사업을 정착시킨 성과 등이 인정됐다.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LG그룹에서 이번에 새로 임원이 된 사람은 86명으로 작년 99명보다는 소폭 줄었다. AI 분야에서만 80년대생 임원 3명이 새로 나와, 그룹 전체 80년대생 임원이 17명이 됐다. LG AI 연구원의 이문태 수석연구위원과 이진식 수석연구위원이 상무로 승진했고 LG유플러스 조현철 데이터사이언스랩(lab)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그룹 관계자는 “R&D 분야에서만 이번에 21명의 신규 임원이 나와 이 분야 임원이 2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LG전자 김지연, 조애나 상무 등 여성 임원 7명이 새로 선임돼 그룹 전체 여성 임원은 6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