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배경훈 원장이 지난 11월 열린 'LG AI 인사이트(Insight) 2024'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모습. /LG

LG AI연구원이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의 최신 버전인 ‘엑사원(EXAONE) 3.5′를 9일 공개했다. A4 용지 100장 분량의 장문(長文)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고, 엉뚱한 답변을 그럴듯하게 내놓는 환각 현상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8월 ‘엑사원 3.0′을 내놓은지 4개월만의 업데이트다.

◇”사용성 평가, 구글·메타 AI 보다 뛰어나”

LG는 이날 전자기기 탑재용 초경량, 범용 경량, 특화용 고성능 모델 등 3종의 AI 버전을 ‘오픈소스(Open Source Software)’로 공개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LG의 엑사원을 통해 AI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LG는 미국·중국 등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 성능을 비교한 결과, 엑사원 3.5가 실제 사용성과 장문 처리 능력, 코딩, 수학 같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구글의 젬마2, 메타(옛 페이스북)의 라마 3.2,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 2.5 등과 비교한 수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업무 도울 ‘챗엑사원’도 사내 공개

또 LG는 임직원 대상으로 기업용 AI 에이전트(agent·비서) 서비스 ‘챗엑사원’을 9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LG 임직원은 이날부터 챗엑사원을 통해 인터넷 검색부터 문서 요약, 번역,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사례를 분석해서, 제조 AI를 도입할 때 장단점을 표로 만들고 주의할 점도 5가지로 정리해줘’라고 명령하면, 수초만에 결과물을 내놓고 ‘이런 추가 질문은 어떠세요’라고 후속 제안도 하는 식이다. LG 관계자는 “임직원이 사내 보안 환경에서 내부 데이터 유출 걱정없이 쓸 수 있는 AI 서비스”라고 했다.

‘엑사원 3.5′가 적용된 챗엑사원은 14개 직무, 133개 업무별로 특화된 지시문을 추천하고 맞춤형 답변을 제시한다. 복합 질문을 했을 때 단계별로 나눠 분석·추론하고 종합 답변을 하는 ‘심층 분석’ 기능과 정확한 출처에 기반해 답변을 하는 기능도 추가됐다고 LG는 설명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최근 생성형 AI 모델의 발전이 빨라져 업그레이드 속도전이 중요한 시기”라며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초인공지능을 목표로 혁신의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