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연료 확대를 언급한 가운데 미 최대 석유·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이 2030년까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20% 가까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11일(현지 시각) 올해 460만배럴인 하루 석유·가스 생산량을 2030년 54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했다. 540만배럴은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나 쿠웨이트의 하루 생산량보다 많다. 엑손모빌은 증산을 위한 설비 투자액도 올해 280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30년 최대 330억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엑손모빌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엑손모빌의 대규모 증산 계획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산유국이나 미국 내 경쟁 업체인 셰브론과 대조적이다. OPEC 국가들은 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를 우려해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증산 계획을 4월로 미뤘고, 셰브론은 이달 초 “내년도 설비 투자 예산을 올해보다 10억달러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엑손모빌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엔 당분간은 유가가 내리더라도 차후에 세계 경제가 살아나 석유 수요가 회복되면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