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4분기(10~12월) 2255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분기 적자가 난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시장 예상치보다 더 실적이 나쁜 ‘어닝 쇼크’가 발생하면서 이날 주가가 4% 하락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4% 줄었고, 매출은 6조4512억원으로 같은 기간 19.4% 감소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전체 영업 이익은 5754억원으로 여전히 흑자다. 하지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받은 세액공제 혜택 약 1조4800억원을 제외하면 작년 9046억원 적자를 봤다. 연매출도 25조6196억원으로 1년 새 24.1% 줄었다. 2020년 출범 이후 연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GM(제너럴모터스)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판매·생산이 줄면서 배터리 공급도 함께 줄었고, 재고가 된 구형 배터리와 양극재 등을 폐기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2월 위기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회사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자산 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외에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