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열 곳 중 네 곳은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해 11월 18일~12월 2일 중견기업 800사를 대상으로 ‘2025년 중견기업 고용 전망 조사’를 진행 결과, 조사 기업 중 40.6%가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중견기업은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 5조원 미만의 기업을 일컫는다. 국내 총 5868사(2023년 기준)가 있다.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59.4%였는데, 이 중에서도 25.9%는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중견기업들은 ‘실적 악화 및 수요 감소’(40.7%), ‘비용 절감’(30.1%), ‘경기 악화 우려’(15.4%)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답한 기업은 52.6%였고,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1.5%에 그쳤다.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구인배수는 0.40까지 떨어졌다. 구인배수란 구직자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취업 가능한 일자리 개수를 뜻한다. 구인배수가 0.40이면 구직자가 10명일 때 일자리는 4개뿐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는 코로나가 확산됐던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연구소 보유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올해 R&D 투자 계획을 파악하는 연구개발전망조사(RSI)를 실시한 결과, R&D 투자 지수는 79.6, 연구원 채용 지수는 84.2로 나타났다. 2013년 조사 시작 이래 지수가 9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 이하면 기업의 연구 투자와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