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산업계 및 학계에 부족한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민관 합작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본격 구축한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AI 구동에 핵심적인 첨단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거 확보하고, 기업들과 학계가 이를 이용해 복잡한 AI 머신 러닝 모델과 알고리즘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AI 인프라 시설이다. 이 센터를 통해 최대 2엑사플롭스(exaflops·부동소수점 연산을 1초에 100경번 처리)의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국정 현안 관계 장관 회의 겸 경제 관계 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실행 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발표했던 ‘국가 AI 컴퓨팅 센터’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사업 공고를 내고 센터 구축을 맡을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진행하게 된다. SPC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는 공모를 통해 결정하는데, 지분은 공공 51%, 민간 49%로 구성될 예정이다. 공식적인 센터 개소는 2027년이지만, AI 인프라를 임시 구축·운영을 통해 AI 컴퓨팅 지원 서비스는 일찍 시작한다. 이르면 11월부터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계와 학계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초기에는 엔비디아 등의 외국 기업 GPU를 우선 들여놓지만, 이후 국산 AI 반도체 비율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재 세계는 AI 주도권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1일 AI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최대 50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기업 오러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투입해 AI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비록 규모 면에선 여기에 미치진 못하지만,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역시 AI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와 비슷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