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의 핵심 인프라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올해 안에 1만개, 내년 상반기까지는 총 1만8000개 더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고성능 GPU는 대규모 AI 학습에 필수적인 반도체로,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AI 칩 ‘H100’은 개당 가격이 5000만원에 달한다. 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에만 H100을 50만개 가까이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H100 보유량은 2023년 기준 2000여 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고성능 GPU를 빠르게 확보해 국내 기업·학계의 AI 연구를 돕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제3차 AI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에서 이런 목표를 밝혔다. 이날 위원회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 관련 현안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기업과 학계의 AI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GPU를 확보해서 보급하는 인프라 시설이다. 정부는 민관 합작으로 최대 2조원을 투자해 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GPU 3만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달 초 브리핑에서 “올해 안에 GPU 1만5000개를 확보해야 국내 AI 연구·개발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추경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AI 관련 GPU 구입 예산이 반드시 반영되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추경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GPU 1만개 확보를 현실적인 목표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