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군함(수상함·잠수함 등) 수출은 다양한 부품과 장비가 결합한 복합 무기 체계 수출로 주목받는다. 함정은 엔진, 미사일, 포, 지휘·통제 장비가 결합돼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조선 기술과 방산 생태계를 바탕으로 경쟁국 대비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함정은 함정 1척만 수출하는 게 아니라 관련 시스템, 공급망까지 수출하는 산업이다. 필리핀, 페루 등에 수출한 호위함만 해도 협력 업체가 200여 곳이고, 관련 장비도 160여 종에 달할 정도로 연관 산업이 많다. 함정 수출이 사실상 ‘패키지’ 수출과 마찬가지인 이유다.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수출한 군함은 한화시스템의 전투 체계가 탑재됐고, LIG넥스원의 해성(C-Star)미사일, 어뢰 등으로 무장했다. 함정의 ‘국산화’가 진행될수록 한국 방산 업계가 원 팀으로 수출 성과도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조선업의 탄탄한 생태계는 가격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은 7000~8000t(톤)급 이상의 이지스 구축함 1척을 건조할 때 약 18개월 걸린다. 비용은 8억달러(약 1조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비슷한 성능의 함정을 건조하는 데 약 28개월이 걸리는 데다 비용도 약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경쟁국인 일본도 이지스함 1척을 건조하는 데 약 3조6000억원이 필요하고, 그마저도 1년에 1척 정도 건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함정은 건조 이후 후속 군수 지원 체계가 더 큰 시장이기도 하다.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시장에서도 잠수함 도입 사업비는 약 20조원, 후속 군수 지원 사업이 약 40조원으로 평가받는다. 해외 거점 확보와 기술 이전도 활발하다.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필리핀 MRO(유지·보수·정비) 거점 확대에 이어 미국 대학 조선해양공학 전공 대학생과 페루 조선소 엔지니어 상대로 기술 교육도 병행한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 해군 대상 MRO를 시작으로 한국 기술에 대한 신뢰를 쌓고 캐나다 등 시장 수출에 성공하면 향후 더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