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곳(61.1%)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고 27일 밝혔다.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41.3%, 아예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19.8%였다. 작년 상반기 조사 당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는 응답(54.5%) 보다 6.6%포인트 높다.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 중에서 작년 대비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28.6%였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9.2%, 늘리겠다는 기업은 12.2%였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을 줄이는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11.8%), 고용 경직성으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이 어려움(8.8%) 등이 뒤를 이었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83.3%),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 호전(16.7%) 등을 꼽았다.
업종별로는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업종의 경우,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66.7%), 식료품(63.7%)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 석유화학, 철강, 외식업 등 주요 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관련 기업들이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9.7%), 고용 증가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 경직성 해소(13.5%) 등을 꼽았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 우려로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며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고용 여력을 넓히는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