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첨단, 대용량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글로벌 빅테크 업체에 제공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데이터센터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전날인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다양한 기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고도화하고, 올해 안에 AI 에이전트(AI 비서 서비스)도 출시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유 대표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통신망 등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한 SK텔레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 건설할 100MW(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에는 GPU 6만장이 들어갈 수 있다”며 “향후에는 용량을 1GW(기가와트)까지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데이터 허브화까지 꿈꾸고 있다”고 했다.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협력 대상으로 꼽히는 해외 기업은 이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중소기업 등의 경우 컨테이너 박스(모듈러) 형태의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3개월 만에 구축해 주는 등 고객의 요청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건설 기간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겠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유 대표는 “모듈러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은 기존의 70% 수준이고 전력 효율은 2배로 높일 수 있어 스타트업이나 연구 기관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중 가장 빠른 수익화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내 자사 AI 에이전트인 ‘에이닷’의 유료 모델과 기업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도 선보이는 등 다양한 AI 수익 모델을 구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