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출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가 다음 달 1일부터 하루 평균 13만8000배럴씩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후 15~16개월에 걸쳐 하루 평균 220만 배럴의 감산량을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220만 배럴은 우리나라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약 280만배럴)의 약 80% 규모다. ‘세계 최대 산유국’ 미국이 최근 원유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감산만으로는 유가 하락을 막지 못하게 되자 “점유율이라도 늘리자”며 결국 증산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OPEC+ 8개 회원국은 “4월 1일부터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하루 220만배럴 감축분을 회복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앞으로 하루 13만8000배럴씩 생산량을 늘리게 되는 OPEC+는 현재 하루 4062만배럴씩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회원국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점진적인 증산 조치는 일시 중단되거나 되돌아갈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중국의 불안정한 석유 수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앞서 OPEC+는 코로나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나자, 유가 하락을 막겠다며 2022년부터 하루 585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감축해왔다. 그러나 OPEC+는 증산하면 유가가 오르지 못하고, 감산하면 미국이 원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는 딜레마 속에서 작년 10월부터 계속 증산 일정을 미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