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저가 멤버십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5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출시했다. 기존 프리미엄 멤버십과 달리 유튜브 뮤직에서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 영상 콘텐츠 다운로드,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 등은 빠졌다. 월 구독료는 7.99달러(약 1만1500원)로, 기존 프리미엄 멤버십(13.99달러)보다 6달러 저렴하다. 유튜브는 이 요금제를 태국, 독일, 호주 등에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튜브는 이 멤버십을 2021년 벨기에, 호주 등에서 2년간 시범 운영한 후 판매를 중단했었다. 이번에도 유튜브 측은 “광고 없이 대부분의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새롭고 저렴한 방법”이라며 “시범 상품”이라고 밝혔다. 향후 시장 반응을 살펴 요금제 출시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로 인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절차를 밟고 있는 유튜브의 ‘끼워팔기’에 대한 제재 논리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간 국내 음원서비스 업계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뮤직을 공짜로 제공하는 유튜브 측 정책이 공정한 경쟁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공정위 역시 이에 따라 제재를 예고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가 출시됨으로써 유튜브 뮤직과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분리될 수 있고, 각각의 서비스에 대한 가격도 별도로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라이트의 가격 차이가 6달러이기 때문에 유튜브 뮤직 서비스의 자체 가격을 6달러로 볼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유튜브가 미국과 유럽에서 운영 중인 가족·학생용 요금제가 한국에 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역시 한국에 출시되지 않는 것을 두고 한국이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가족 요금제는 월 22.99달러(약 3만3000원)에 가족 구성원 최대 5명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대학생 인증을 한 소비자는 개인 요금제(13.99달러)보다 43% 저렴한 7.99달러에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이 계정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각각 월 1만4900원씩을 내고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학생 혜택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유튜브는 이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유튜브 가족 요금제·학생 요금제·라이트 요금제 등을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