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이 11일 신규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를 공개했다. 지난 41년간 써온 빨강, 파랑이 조화된 태극마크를 현대적인 이미지로 바꿨다. 작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 이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을 앞두고 앞으로 항공기 도장(塗裝)을 비롯해 기내 서비스 물품에도 신규 CI를 차례로 반영한다.

CI 공개 행사에 참여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새 CI가 2027년 통합 출범을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41년 만에 교체한 '통합 대한항공' 새 CI(기업 이미지)./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신규 CI(Corporate Identity·기업 이미지) 공개 행사’를 열었다. 대한항공의 로고 교체는 1984년 이후 41년 만이다.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고유의 태극마크는 교체 대신 변화를 택했다. 태극마크에서 빨강, 파랑 두 가지 색은 뺐지만, ‘대한항공 다크 블루’ 단색을 사용한 태극마크와 대한항공의 영문명 ‘KOREAN AIR’를 나란히 배치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주요 기업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던함과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대한항공 고유의 헤리티지(Heritage·유산)를 계승했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CI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새로운 CI를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새 CI 공개행사에서 향후 대한항공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대한항공

조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도 진행했다. 약 6년 만에 갖는 기자간담회다. 조 회장은 “CI나 명칭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임직원의 준비와 마음가짐 변화도 중요하다”며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세계 11위 규모 항공사가 되지만, 규모보다 질을 더 따지고 싶다. 언제나 고객이 믿어주는 항공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기존 태극 마크를 변경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에 대해선 “태극 무늬를 살리면서도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앞서 이달 4일 본사에서 개최한 창립 56주년 행사에서도 “대한항공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로 도약하는 시작점에 서 있는 만큼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다시 한번 재정립하고, 고객과 임직원들의 믿음과 신뢰를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새로운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신규 CI를 선공개하고, 추후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점에 맞춰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 유니폼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한항공 새 CI를 적용한 항공기./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날 새 CI를 입힌 항공기 리버리(도장·Livery)도 공개했다. 기존 하늘색 대신 메탈릭(metallic·금속성) 효과를 더한 새로운 페인트를 개발해 적용했다. 새로운 태극 마크도 항공기 도장에 적용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준비하며 기내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에는 인천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메뉴, 앞으로 새로 적용하는 기내 서비스도 공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CI 적용을 계기로 보다 고급화한 기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Cesta’의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 고급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일등석 기내식에 김치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 유수 브랜드와 협업해 식기, 와인잔 등도 엄선했다. 일등석은 프랑스 베르나르도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독일 리델 와인잔을 사용하고, 프레스티지석은 아르마니 까사 식기와 와인잔을 서비스한다. 신규 기내식과 리뉴얼한 기내 서비스는 오는 12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우선 도입하고 올해 6월부터 장거리 모든 노선,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차례로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