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임원은 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령액은 총 52억4000만원이었다. 퇴직금을 포함하면, 반도체(DS) 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경계현 고문이 총 80억3600만원(퇴직금 52억72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도 사업보고서를 공개했다. 퇴직자를 제외한 연봉 2위는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으로 50억98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사업지원TF 소속인 박학규 사장이 33억46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임원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중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해, 지난해 연봉에서 자사주 지급분은 빠졌다. 등기임원은 성과급의 100%를, 사장은 80% 이상을 자사주로 선택해야 한다.

퇴직자 중에선 경 고문 외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낸 이정배 상담역이 69억5000만원(퇴직금 41억1400만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낸 최시영 상담역이 69억원(퇴직금 41억5400만원)을 받았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인재제일’을 내세워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 전무를 하면 1대(代)가 풍족하게 살고, 부사장을 하면 2대가, 사장을 하면 3대가 먹고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2017년에는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특별 보너스 148억원을 포함해 총 243억8100만원의 연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삼성 CEO(최고경영자)가 돼도 100억원 넘게 받는 경우가 드물다. 오히려 다른 기업 CEO들이 스톡옵션 행사 등을 통해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기본급보다 실적에 따른 보너스가 큰 구조인 만큼 최근의 경영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3000만원으로, 전년(1억2000만원) 대비 8.3% 올랐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직원 수는 12만9480명으로 1년 새 4600명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