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의 로고가 41년 만에 바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새 CI(기업 이미지)를 도입한 결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1일 새 CI 공개 행사에 참석해 “새 CI가 2027년 통합 출범을 목표로 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신규 CI 공개 행사’를 열었다. 가장 큰 변화는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고유의 태극 디자인 변경이다. 신규 CI엔 기존 태극 문양의 빨강·파랑을 뺐고, 회사가 개발한 ‘대한항공 다크 블루’ 단색(單色)을 활용해 태극을 선으로 표현하고, 영문명 ‘KOREAN AIR’를 배치했다.
이번 CI는 대한항공의 네 번째 로고다. 1969년 대한항공공사 민영화에 따라 출범한 대한항공은 그해 첫 로고, 두 번째 로고를 적용했다. 1984년엔 현재까지 써온 태극 문양 로고를 도입했다. 새 항공기 도장(塗裝)도 같이 공개됐다.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격납고에선 새로 도장한 보잉 787-10 항공기가 소개됐다. 기존 하늘색 계열 색상을 유지하면서도 금속(metallic) 느낌을 더한 페인트를 적용했다.
조원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도 진행했다. 약 6년 만에 갖는 기자간담회다. 조 회장은 “CI나 명칭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임직원의 준비와 마음가짐 변화도 중요하다”며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세계 11위 규모 항공사가 되지만, 규모보다 질을 더 따지고 싶다. 언제나 고객이 믿어주는 항공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기존 태극 마크를 변경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에 대해선 “태극 무늬를 살리면서도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후 만찬 행사에서 “통합 대한항공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더 큰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새 기내식도 공개됐다. 파인다이닝 식당 ‘세스타(Cesta)’와 협업, 일등석과 프레스티지(비즈니스) 고객에겐 문어 영양밥, 차돌박이 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을 제공한다. 앞으론 일등석에 김치도 제공하기로 했다. 일반석 기내식은 기존 나물, 소고기 위주였던 비빔밥을 연어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등으로 다양화한다.
대한항공은 또한 통합 대한항공 출범까지 약 2년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될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에도 새 대한항공 CI를 입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운영하는 항공기 중 정비 시기가 먼저 도래하는 항공기부터 교체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작년 12월부터 빨간색 윙(날개) 마크를 우선 제거했었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의 신규 유니폼은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