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해군 함정 ‘월리 시라(Wally Schirra)’호가 13일 오전 9시 약 6개월간의 유지·보수 및 정비(MRO) 작업을 마치고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출항했다. 한국 조선업이 미군 함정을 국내에서 고쳐 출항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리 시라호는 2005년 건조에 들어가 2009년 진수한 군수 지원함이다. 그간 중동을 중심으로 작전에 투입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국 조선소에 MRO를 위해 입항했고, 6개월간 정비를 받고 ‘새 배’처럼 변신해 이날 다시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월리 시라호의 성공적인 MRO는 한미 동맹 속 두 나라의 해양·방산 협력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상징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해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 통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MRO 사업을 중심으로 조선·해양·방산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핵심적인 사안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은 해군 전력 면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국 조선 산업이 침체한 상태라, 군함 건조 및 정비 등을 동맹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가 한국 조선업이다. 한화오션이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조선소를 인수해 사업을 준비 중이고 HD현대중공업도 MRO 사업 수주를 준비하고 있어, 조선업 중심의 한미 협업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