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다음 주 방한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국내 에너지·철강 기업들과 만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에 달하는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보낸 뒤 이를 액화해 아시아 등지로 수출하겠다는 사업이다. 총 투자비는 440억달러(약 64조원)로 추산된다.
21일 외교·통상 당국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던리비 주지사는 오는 24∼26일 한국을 방문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 등을 협의한다. 던리비 주지사는 앞서 워싱턴DC를 찾아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에게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알래스카주가 계획한 대로 2029년부터 생산이 이뤄져 우리나라에서 LNG를 대거 수입하면, 지난해 658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른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사업이기도 하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참여 여부가 관심을 끄는 상황에서 던리비 주지사는 방한 기간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이노베이션 E&S, GS에너지, 세아제강 등 국내 기업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들 기업의 경영진 등과 만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투자를 요청하고 관련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미얀마에서 대규모 가스전 개발 사업에 성공해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SK이노베이션 E&S도 미국에서 가스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GS에너지도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 관심이 큰 기업으로 꼽힌다. 강관 전문 기업인 세아제강은 1300km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규모 수출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거론된다.
다만 알래스카 LNG 사업이 과거 미국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영국 BP 등이 포기했고,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중국이 관심을 보였다가 철수한 ‘계륵’ 같은 사업이라는 점은 변수다. 던리비 주지사가 만날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본지의 문의에 “만남을 조율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 “아직 만날 계획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