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먹구름이 끼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안에서는 물가가 가파르게 뛰면서 가계 형편이 나빠지고 있고, 밖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기업들의 수출 전망 역시 암울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최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민생 경제 현황과 전망’을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7명(71.5%)은 ‘작년보다 가계 형편이 나빠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경제적으로 가장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는 물가 상승(71.9%)이었다. 이어 실질 소득 감소(11.9%), 일자리 부족 및 불안정(9.5%) 순이었다.

물가가 어디서 가장 크게 올랐다고 느끼느냐고 묻자, 10명 중 7명(72%)은 ‘식료품 및 외식비’를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에너지비(11%)와 주거비(4.5%)였다. 내년 가계 경제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도 ‘악화할 것’이란 응답(64.2%)이 개선될 것(35.8%)이란 답보다 훨씬 많았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분기 수출 산업 경기 전망 조사(EBSI)’도 마찬가지였다. 전년도 수출 실적이 50만달러(약 7억3000만원) 이상인 기업 1001곳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4~6월) 수출 전망을 물은 결과, 해당 지수(EBSI)는 84.1로 나타났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현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11품목이 1분기(1~3월) 대비 낮은 값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관세 영향권에 든 자동차·자동차 부품(59.4)이 전 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철강(88.8)은 ‘25% 관세’를 맞았지만, 수출 물량 제한 쿼터가 폐지되면서 하락 폭이 줄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반면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선박(140.6), 반도체 가격 반등이 기대되는 반도체(112.7)는 100보다 높은 값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