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이 넷플릭스처럼 가족 구성원 이외의 계정 공유를 제한한다. 최근 티빙이 이용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 따르면, 티빙은 “다음달 2일부터 티빙 계정을 통한 시청은 회원 본인만 가능하며, 단 회원의 동일 가구 구성원은 예외적으로 시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티빙은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장소나 기기를 통해 티빙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행위를 따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데, 이제는 방침을 바꿔 이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티빙이 최근 이용자들에게 배포한 계정 공유 제한 안내문. /티빙

이에 따라 티빙은 한 회원이 티빙을 이용하는 스마트 TV 등 가전제품을 ‘기준 기기’로 등록하도록 하고, 이 기기를 통해 시청하는 이용자만 ‘동일 가구 구성원’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기준 기기와는 다른 IP 주소의 인터넷으로 해당 계정에 접속해 티빙을 시청하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본인 인증을 별도로 실시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다른 이가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해 시청을 제한한다.

티빙이 계정 공유 제한에 나선 것은 티빙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이용자를 폭넓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OTT 시장의 판도가 어느 정도 정착된 현재는 수익성 확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해 3분기 CJ ENM 실적 발표 당시 “티빙의 계정 공유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한 후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15~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시부터 검토하고 있던 계정 공유 제한 조치를 실제로 도입한 것이다.

티빙은 지난해부터 한국프로야구(KBO) 중계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용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지만, 약 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2023년(1420억원)보다는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