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취준생들이 채용공고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고운호 기자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직원 채용을 줄이면서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같은 채용 플랫폼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 업체들은 직원을 뽑으려는 고객(기업)의 채용 공고를 구직자가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그런데 불황 여파로 직원을 새로 뽑는 기업 수가 줄면서 채용 플랫폼도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한 것이다. 이에 플랫폼 업체들은 전통적인 채용 광고 서비스에서 벗어나 외국인 채용이나 AI 모의 면접, 온라인 시험 관리 같은 신규 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채용 플랫폼 ‘빅3’ 중 하나인 사람인의 매출은 2022년 1489억원에서 작년 1284억원으로 2년 새 14% 줄었다. 잡코리아에 올라오는 채용 공고 수는 같은 기간 40% 급감했고, IT 업종 채용에 특화한 원티드랩은 작년 실적이 4년 만에 적자(-8억원)로 돌아섰다. 한 채용 플랫폼 관계자는 “2022년에는 코로나 때 미뤄둔 채용이 재개되면서 IT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최근엔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다시 채용 규모를 줄이는 추세”라고 했다. 업계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채용 플랫폼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이 구인·구직 서비스를 외국인이나 시니어 세대 같은 특화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잡코리아와 사람인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과 외국인 구직자를 연결하는 외국인 채용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약 30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자 종류나 언어 능력 같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약 반년 만에 누적 공고 수가 8만10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인의 경우 앞으로 영시니어(50·60대) 구직자에 특화된 별도 플랫폼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채용 데이터에 AI 기술을 보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인은 지난달 ‘AI(인공지능) 모의 면접’ 서비스를 내놨다. AI 면접관이 구직자 이력서와 지원 공고를 분석해 맞춤형 질문을 던지고, 이용자 답변에 따라 후속 질문을 이어가며 구직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11월 AI 기반 온라인 시험 감독 시스템 ‘고사장’을 출시했다. AI 감독관이 응시자의 화면 이탈이나 대화, 다른 사람 등장 등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부정행위를 판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