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 기업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와 멕시코의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그 여파로 이 공장들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 중서부 공장 근로자 900명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닷지 등을 생산하는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윈저 공장을 2주, 멕시코 톨루카 공장을 이달 말까지 멈춰 세운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캐나다·멕시코 공장을 멈춰 세우면 미국 내 트랜스미션 등 부품 생산 시설의 일자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부담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미국 내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미국 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걱정이 크다. 관세 때문에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차 가격이 최대 1만5000달러(약 22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도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미국 내 경차 가격이 최대 11.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관세 부과가 장기화할 경우, 부품 공급망 등이 취약해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수입차에 대한 관세 조치는 미국산 자동차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GM은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대형 픽업을 주로 만들던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경량 트럭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북미 판매 부진으로 미국 공장 감산을 추진했던 일본 닛산자동차도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