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와 기술 협력을 맺고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헌팅턴 잉걸스는 미국 중남부 미시시피주에서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인 잉걸스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약 17조원에 이른다. 이 조선소에선 미국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물량의 3분의 2를 건조하는 등 대형 상륙함 및 경비함 전량을 만들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7일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각 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분야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선박 건조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공정 자동화와 로봇, 인공지능(AI)을 함께 도입하는 등 생산 인력 교육 및 기자재 공급망 참여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공동 투자를 위한 협력도 검토한다.
헌팅턴 잉걸스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K조선의 선박 제조 노하우를 배우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적 있는 ‘조선업 협력’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잉걸스 조선소 브라이언 블란쳇 사장은 “오늘 협약은 동맹국 간 협력을 통해 조선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양국의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고품질의 함정을 건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HD현대는 “최고 사양의 이지스함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과 미국의 대표 조선 기업 간 최초의 협력 사례로, 조선 산업과 관련한 양국의 신뢰 강화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