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충격의 후폭풍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무너졌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 산업계 기초 원자재 가격도 일주일 사이 8% 넘게 떨어지면서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9.58달러로 전장 대비 1.12달러(1.85%) 하락 마감했다. WTI 가격이 6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62.82달러로, 전장보다 1.39달러(2.16%) 급락하며 60달러 선에 근접했다.
두 유종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조치가 가시화된 지난 2일 이후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4거래일 사이 브렌트유는 16.2%, WTI는 17%나 떨어졌다. 4거래일 낙폭으로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영향이 경기 침체 우려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추가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이 대미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104% 관세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가 증산 규모를 하루 41만배럴로 높여 잡은 것도 하락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에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세다. ‘닥터 코퍼’로도 불리는 구리는 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t당 8760달러에 거래되며 전주 평균 대비 낙폭이 6.86%에 달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니켈도 t당 1만4270달러에 거래돼 일주일 새 무려 8.31% 하락했고 알루미늄은 2366달러로 4.06%, 은(銀)도 8.5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