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 현장에 맞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을 위해 국내 대표 로봇 기업들과 AI 전문가, 정부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산업부는 10일 국내 로봇 제조, 관련 부품업체, 연구기관 등 40여 곳이 참여하는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을 열고, 휴머노이드 AI 공동 연구·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MOU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HD현대로보틱스, 두산 로보틱스 등 로봇 제조업체 12곳이 참여했다. 로봇에 탑재할 배터리 개발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리벨리온, DEEPX 같은 반도체 기업도 합류했다.
학계에선 장병탁 서울대 교수 등 로봇 AI의 최고 권위자 15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올 하반기부터 한국형 휴머노이드에 탑재할 두뇌 역할을 할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개발을 주도하기로 했다. 각 기업은 로봇 하드웨어나 수집한 데이터를 AI 개발팀에 공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CJ대한통운과 같이 향후 핵심 공정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할 예정인 기업 7곳도 개발에 힘을 보탠다.
사람을 닮게 만든 로봇인 휴머노이드는 AI를 두뇌 삼아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으로, 미래 생산 공정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로봇 하드웨어 기술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독자적인 로봇 AI를 개발하고 이를 로봇 하드웨어에 접목시키는 데에는 미·중에 비해 투자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정부와 기업, 대학 등이 힘을 합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휴머노이드 시장은 2025년 15억달러에서 2035년 380억달러로 10년 내 25배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산업”이라며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만큼 글로벌 경쟁에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