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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철강 기업인 현대제철 노사가 10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 합의했습니다. 작년 9월부터 17차례나 이어진 협상이 번번이 결렬된 지 7개월 만입니다.

그새 현대제철은 창사 이래 첫 직장 폐쇄, 전 임원의 급여 20% 삭감을 포함한 비상 경영 선포 등 절실하게 생존에 매달렸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미 행정부는 25% 고율 관세를 때렸고, 저가 철강을 덤핑으로 밀어내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정부에 반덤핑 제소도 수차례 해야 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노사가 7개월째 씨름한 것은 ‘성과급’ 때문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회사는 경영 실적 악화에도 1인당 평균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제안했지만, 민노총 산하 노조는 추가 지급을 요구하며 ‘게릴라식 파업‘을 이어왔습니다. 심각한 불황과 함께 노사 갈등, 파업 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증권업계에선 올 1분기 현대제철이 6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진행된 노사 간 교섭은 ‘벼랑 끝‘에서 진행됐습니다. 노조는 교섭이 결렬되면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튿날 새벽까지 11시간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노조는 회사로부터 ‘성과급 50만원‘을 더 얻어냈다고 합니다. 기본급 450%에 1050만원, 1인당 평균 2700만원이 된 것이죠. 회사에서 당초 임금을 10만원씩 올려주겠다고 했던 제안도 ‘1000원‘을 더 올려, 10만1000원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지난 7개월간 파업을 지속해 회사가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수백억 원 적자를 앞둔 가운데 노조가 얻어낸 성과입니다.

가까스로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5개 지회 조합원의 찬반 투표가 남아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부결되면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철강 업계에선 “조합원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대제철 노사가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현재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