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2300만명을 보유한 SK텔레콤이 해킹을 당해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킹 사실이 알려진 하루 뒤인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출된 나의 유심 정보로 불법 복제폰이 만들어져 범죄에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함께, “유심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더라” 등과 같은 방법들이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당초 전날 홈페이지와 앱에만 사과 글을 올렸던 SK텔레콤은 이용자들의 우려가 계속 이어지자, 이날부터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권장 문자 메시지와 함께 가입 안내 동영상을 첨부해 발송하기 시작했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정부와 보안 업계에서 유심 정보 유출 피해를 현재 가장 줄일 수 있는 대책으로 권하는 방법이다. 통신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한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통신사에서 개통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폰에서 이용자의 정보와 일치하는 유심을 꽂았더라도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도록 해준다. 다른 사람이 가입자의 유심 정보를 복제하거나 탈취한 뒤 다른 휴대폰을 이용해 접속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해주는 것이다. 통신 3사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의 경우, T월드 홈페이지와 앱에 있는 ‘유심 안심 기능 설정’을 클릭한 뒤 ‘가입’을 누르면 된다. 새 휴대폰을 살 때는 이 서비스를 해지한 뒤 폰 구매를 진행하고 나서 기존 유심을 꽂으면 별다른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개되고 있는 ‘유심 비밀번호 설정’은 이번처럼 통신사 서버 내 유심 정보가 유출된 경우에 대한 피해 예방책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이는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습득자가 기기 안에 있는 유심을 꺼내 복제를 시도하거나 유심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