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48)가 다음 주 방한해 국내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주니어의 첫 방한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해 우리 재계 오너들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1대1 릴레이 면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 “국내 재계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해 머무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다. 전용기로 늦은 밤 또는 새벽에 도착해 서울에서 하루 동안 기업인들을 만나고 떠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은 없지만, 막후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거세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주요 기업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우리 정부 관계자를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은 여러 명을 한꺼번에 만나지 않고 1대1로 만나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면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정부와 소통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라 평소 교분이 두터운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했다”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매머드급 범부처 대표단을 꾸려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인하 협상에 나선다. 24일로 예정된 ‘한미 2+2 통상 협의’를 위해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에도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8개 부처의 약 60명이 실무 지원단으로 출장길에 동참했다. 미국 측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농업,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비관세장벽 완화를 요구할 것에 대비한 조치다.
다만 에너지 분야 실무진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실사 출장을 별도로 준비 중이어서 참여하지 않았다. 방위비 분담금 관련 국방·외교부 실무진도 포함되지 않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출국에 앞서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등장이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 2+2 통상 협의는 24일 오후 9시(현지 시각 오전 8시)에 열린다. 이후 안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별도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