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이 고공비행하고 있는 중이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8300%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세계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큰 수익을 냈다.
1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19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10.08%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인 5.59%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기간을 2019년으로 좁혀서 계산해도 해외 주식 수익률은 30.63%로 국내 주식 수익률(12.58%)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을 통한 수익률(20.39%)이 해외 주식(8.36%)을 넘어섰지만, 장기적인 추세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미국 대형 테크 기업의 주식을 위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보유 주식 평가액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이다. 이때 국민연금은 이 기업들의 지분을 0.2~0.3%가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식 보유 비율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큰 평가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자산 내 해외 주식의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17.3%였던 국내 주식 비율은 올해 말 기준으로 16.8%까지 낮추고, 대신 해외 주식 비율은 22.3%에서 25.1%로 2.8%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국내 주식과 채권 등에 쏠려 있던 투자 자산 다변화를 꾀했다. 이후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이때 테슬라 등 장래성이 있는 기업에도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 투자자는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32일 연속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연기금의 연속 순매도 기록인 2009년의 28일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의 측면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