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정부를 높이 칭송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띄우기에 나섰다. 최근 애매하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구애’인데, 효과가 있을 진 알 수 없다.
머스크는 지난 23일 중국 관영 방송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대해선 “아주 대담하면서 훌륭한 목표”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도 했다.
머스크가 이처럼 중국을 칭송한 건, 최근 테슬라의 중국 입지가 위태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중국 당국이 군(軍)과 일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미국 테슬라가 만든 전기차를 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다. 테슬라 전기차는 카메라 8개와 초음파 센서 12개를 갖고 있어, 운전자가 원할 경우 주차된 차량 주변을 촬영할 수 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테슬라 차량이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문을 닫겠다”고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섰지만, 지침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중국은 그동안 테슬라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앞서 2018년 전기차 사업에 한해 외국 자본이 100% 지분율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테슬라가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봤다. 테슬라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도 중국 상하이 공장을 증설하며 중국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이 같은 우호적 관계에 힘입어 테슬라는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다.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2019년 29억8000만 달러(약 3조3600억원)에서 지난해 66억6000만 달러(약 7조5300억원)로 1년 만에 123% 성장했다.
그러나 올 들어 밀월 관계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테슬라 중국 사업 담당자를 불러 “중국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내부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국가의 통제권이 강한 중국에선 이 같은 면담이 일종의 ‘군기 잡기’ 성격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도 작년 11월 당국에 불려갔고, 이후 앤트그룹 상장 취소 등 어려움에 부닥친 바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은 머스크가 중국 시장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곧 중국을 직접 찾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