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일(현지 시각) “지난해 사들인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말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코로나 사태 이후 자금 부족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연말까지 회사채 137억7000만달러(약 15조원) 등을 매입했다. 연준이 민간 기업 회사채를 매입한 것은 처음이었다. 연준은 “지난해 회사채 지원을 통해 시장 기능을 회복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 점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매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준은 이번 회사채 매각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양적완화(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돈을 푸는 것)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연준이 회사채 매입을 하기로 한 이유가 시장에 직접 돈을 풀기 위해서라기보다, 코로나 충격이 유발한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일시적 긴급 처방'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시장이 반등하면서 이 프로그램은 지속할 필요가 없어졌다. 연준은 당초 7500억달러까지 회사채를 살 수 있도록 정해두었지만 실제 매입한 회사채는 137억 달러에 그쳤다. 연준은 매달 1200억달러어치씩 국채와 장기주택담보증권(MBS)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는 경제가 확실히 회복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회사채 매각 발표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향하는 ‘조용한 첫걸음'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본부 부부장은 “회사채는 자체만으로는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에 주는 직접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향후에 연준의 테이퍼링 관련 추가 언급이 있다면 시장의 경계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