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미국의 성장세와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했다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평가가 나왔다.
연준은 29일(현지 시각)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통해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 중 6개 지역에서 경기 하락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른 2개 지역의 경기도 이전과 비슷하거나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은 연준 산하 12개 연은이 각 지역의 경기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로 연간 8회 발표된다.
연준은 이번 베이지북에서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현재 기준금리(연 5.25~5.5%)가 노동시장의 불균형 완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의 일자리 여건은 올 하반기 들어 크게 꺾이고 있다.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자리 수는 전월보다 11만3000개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6월(45만5000개)의 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연준은 “올 가을 고용시장에서의 (일자리)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임금 상승세도 꺾였다”며 “전국 각지에서 고용 증가가 정체되거나 완만하게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연준은 한 때 9% 넘게 상승했던 인플레이션도 3%대 초반으로 안정화하면서 내년도 물가 상승률도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이번 베이지북에서 인플레이션과 성장세 둔화를 언급한 만큼 오는 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30일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95.8%로 한 달 전(79.1%)보다 16.7%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