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대통령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쿡은 다른 대기업 경영자들과 달리 로비스트나 고위 임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트럼프와 소통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위원회에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쿡은 이달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를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 쿡이 맺어온 오랜 협력 관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앨라배마 출신인 쿡은 취임식은 위대한 미국 전통이라고 생각하며, 화합의 정신으로 취임식에 기부한다”고 전했다. 다만 애플 기업 차원의 기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현재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기업 중 하나다.

쿡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트럼프 당선인과 여러 차례 회동을 가지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쿡은 2019년 오스틴 공장 방문 당시 5999달러(880만원) 상당의 맥프로 컴퓨터를 트럼프에게 선물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타워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클럽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가 재선되자 쿡은 지난달 13일 트럼프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트럼프를 면담하고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쿡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 11월 5일 X(옛 트위터)에 “당선을 축하한다. 우리는 당신과 미 행정부와 협력해 미국이 독창성, 혁신, 창의성으로 계속해서 선두를 달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내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자사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취임식을 중계할 예정인데 이와 별도로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 아마존에 앞서 메타, 오픈AI 등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쾌척한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AI 시대를 이끌 것이며 미국이 앞서나가도록 하기 위한 그의 노력을 지원하고 싶다”는 성명까지 냈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기부자 목록에 올랐고,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과 코인베이스도 동참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토요타, 포드, GM이 각각 최소 100만달러의 기부를 약속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에게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8개 취임식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장이 제공되며, 여기에는 오는 19일 트럼프 당선인과 멜라니아 여사와의 만찬 기회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