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중견·중소 방산기업은 64곳이다. 국내 방산 사업을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0년 국내 방산기업 중 중견·중소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69%였는데, 작년엔 78%로 늘었다. 중견·중소 방산 기업들의 매출도 늘고 있다. 2020년엔 1조7631억원 정도였는데 2023년엔 4배 가까이 증가한 6조72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2년 K2 전차를 폴란드에 수출하기 시작하는 등 국내 방산 대기업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자 국내 방산 중견·중소 기업의 매출도 함께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다 같이 생산에 참여하는 생태계를 갖추는 것은 보안이 생명인 방산 업계 특성상 큰 경쟁력이 되는데, K방산에도 이런 생태계가 본격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K방산 중견·중소기업들은 K방산의 상징처럼 된 가성비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성비를 갖추기 위해선 기술의 국산화가 필수다. K방산 대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중견·중소기업들도 기술 확보에 매달렸다. 가르쳐 주는 곳이 없다면 스스로 알아내겠다는 근성으로 매달려 성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1979년 설립된 방산 기업 ‘이오시스템’은 쌍안경, 야간투시경, 다기능관측경, 레이저표적지시기 같은 장비를 만들어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는 회사다. 1979년 두 명의 엔지니어로 시작해, 우리나라 광학 기술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기부터 연구를 거듭해 최첨단 야간투시경 등을 만들어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빛을 증폭시키는 센서와 열을 감지하는 센서를 모두 내장한 야간투시경을 만들고 있는데, 이 제품은 전 세계에서 미국 두 곳, 유럽 두 곳, 그리고 우리 회사만 만들 수 있다.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덕분에 미국 제품보다 30~40% 저렴한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최근엔 정부도 K방산 ‘강소기업’(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2년부터 매년 방위 산업을 이끌어갈 강소기업을 선정, 지원하고 있다. 2026년까지 100곳을 선정, 지원한다는 계획이다.